안녕하세요. 영국 명문사립 4주 영어캠프 인솔교사 조수연, 유정엽입니다.

 Kent College Summer School의 매주 월요일은 졸업식이 있는 날입니다. 우리 아이들보다 일찍 캠프에 온 다른 나라 아이들의 졸업식에 모두 참여하여 졸업생들을 축하해주고, 그동안 쌓아온 정을 뒤로하며 안녕을 고하는 날입니다. 일주일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국적에 관계없이 친구가 되고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게 볼 때 마다 신기합니다. 또 내일이면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단체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학습할 것입니다.

 오전에는 어제 다녀온 캐임브릿지에 대한 질문을 직접 만들어보고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이 만든 질문 목록을 읊으며 영작능력도 키우고 캐임브릿지 투어 때 보고 느낀 것을 되새기기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금 수준이 높은 그룹의 학생들은 학교 만족도에 대한 평가 설문지를 직접 만들어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점심식사 이후 우리 아이들은 바빴습니다. 어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늘 저녁 액티비티는 International Day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K-POP을 알리기 위해 적게는 3명, 많게는 5명이서 끼리끼리 팀을 만들어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의 안무를 연습했습니다. 자유시간과 쉬는시간, 저녁시간도 쪼개가며 짧은 준비 기간이지만 열심히 연습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렇게 막이 오른 International Day. 정민이와 찬희가 사회를 맡아 준비한 프로그램을 하나씩 소개했습니다. 첫 곡으로는 범준이, 주형이, 나현이(중2), 다인이, 하원이가 소녀시대의 Gee를 선보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걸그룹의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두 번째 곡은 빅뱅의 뱅뱅뱅이었습니다. 지인이, 나현이(중3), 서영이, 종현이, 민석이가 힘을 합쳐 무대를 빛냈습니다. 세 번째 곡은 최근에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으르렁이었습니다. 유진이와 소영이, 예린이의 완벽한 안무로 관객들의 호응을 절정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마지막 노래는 유명하다는 말이 진부할 정도인 싸이의 대 히트곡 강남스타일이었습니다. 규리, 호림이, 선우, 성원이, 민아. 총 5명의 우리 막내 아이들이 귀여운 안무를 선보이며 엄청난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무대는 다른 캠프에 비해 단연 압도적이었습니다. 며칠 전 가라오케 액티비티에 참여가 저조하여 무대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나 걱정했던 인솔교사들은 오늘의 무대에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준비부터 화합, 아이디어, 결과까지 모두 쟁취하며 실전에 강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한류 문화를 강하게 알렸습니다. 영국은 순위를 매겨 상을 주는 것 보다는 모두가 준비한 무대에서 다 같이 재밌게 즐겼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편이라 1등도 없고 꼴등도 없었지만, 인솔교사들의 마음 속 1등은 단언컨대 우리 아이들이었습니다.

 내일은 아이들이 캔터베리 상가를 돌아보며 쇼핑을 하는 일정이 오후에 있습니다. 지난번에 가보지 못한 캔터베리의 다른 곳들을 여행하면서 지식을 쌓고 성장할 것입니다. 어쩌면 아이들의 일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값진 순간들을 함께 채우고 이끌어 감에 희열과 동시에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감을 느낍니다. 날이 지남에 따라 나태해지는 일 없이 꾸준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뒤에서 든든히 버텨주는 인솔교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