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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다이어리 뉴질랜드

[110209] 공립스쿨링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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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2-09 18:16 조회8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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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형적인 뉴질랜드 날씨로 돌아왔습니다 – 아침에 흐렸다가 갑자기 바람이 불더니 비가 오고 추워지다가 갑자기 맑아져서 따가운 햇살이 내리 쬐다가 다시 흐려졌다가 또 맑아졌다…ㅎㅎ
Room 21, 22, 23 아이들은(즉, 태욱, 지영, 예슬, 영관) 그 비가 오는데 수영을 했었답니다. 가장 추울 때 수영을 한 것이지요. 저는 너무 추워서 당연히 안 했을 줄 알았는데 선생님께서 너네 수영할래, 그냥 수업할래? 물어보자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영을 하자고 그랬답니다.ㅋ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은 한국 아이들이나 여기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ㅎㅎ
 
야외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수영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5주였나 6주였나… 암튼 공식적으로 ‘여름’일 때만 수영을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해야 한다고 선생님께서 그러셨습니다. 이 정도는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예전에 비하면 학생 수도 훨씬 줄어 들었고, 우리나라 여름은 또 훨씬 더우니까 초등학교 때 수영을 이런 식으로 배워 놓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렇게 생긴 야외 수영장은 큰 돈 들이지 않아도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말이죠. 뭐 그렇게 ‘생각만’ 해봤습니다.ㅎㅎ
 
현유네 반은 오전에 예의범절에 대해 배우더군요. 맨 첫 사진이 바로 그 내용입니다. 정리정돈 잘하고, 남을 생각할 줄 알고, 정직하고, 성실하고, 친구를 사귀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여기서는 정말 인성교육을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유치원 과정부터 정규 학교에 들어가고, 8년 동안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지식적인 것보다는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가치, 태도, 자신감 등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혔거나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할 때, 버릇 없이 굴 때는 정말 가차없이 혼나지만, 뭔가를 틀렸다고 해서 면박을 주는 일은 절대 없고, 누군가를 비웃다가는 크게 혼납니다. 교과과정의 수준이 크게 낮은 듯 하여 우리 아이들이 ‘얘네들은 저런 것도 모르냐…’고 말하기 일쑤이지만, 솔직히 저도 처음엔 좀 적응이 안 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맞는 것도 같습니다. 머리는 나이를 좀 더 먹으면서 더 잘 돌아가는데 굳이 아직 어릴 때 많은 것을 주입시킬 필요가 있을까. 여기 사람들도 대학까지 졸업하고 나면 다 똑똑한 사람이 되는 것을 보면 이런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곤 합니다.
 
오늘 Room 21, 22, 23을 들어가봤습니다. 그렇게 선생님 말이 빠르다고 그러더니 그렇게 빠르지도 않더군요. 자기들이 못 알아 듣고서는 말이 빠르다고 그러고 말이죠…ㅎㅎ 그래도 처음 들어갔을 때보다는 귀가 좀 트인 것 같습니다. 전에는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그러더니 이제는 조금은 알아듣겠다고 하거든요.
제가 ‘선생님 말 별로 안 빠른데?’ 그랬더니 태욱이 왈… ‘처음엔 되게 빨랐어요….’ 하하… 빠르게 느껴졌던 것이겠지, 이 녀석아…ㅎㅎ;
아무래도 수업시간에는 뭔가 전문용어들이 나오니까 잘 못 알아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영이와 태욱이 반은 제가 들어갔을 때 수학시간이었는데, 뭐, 기본적으로 4칙연산이긴 한데…. 모두 자연수이고 암산으로 가능한 것들이었죠… 제가 사진도 찍어놨는데…ㅎㅎ; 음.. 한국으로 따지자면 2~3학년 수준이랄까요? 거기에 각종 단위들을 배우려고 하더군요.
 
그 다음으로는 영관이 반에 들어갔습니다. 점심시간 후에 각자 책을 읽는 시간이었는데, 태욱, 지영이네 반은 정말 수업태도가 좋은 것이었습니다! 전에 Sharon 선생님이 뉴질랜드 아이들이 더 말 안 듣는다고 했던 말이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죠.ㅎㅎ 물론, 모든 아이들이 그러는 건 아니지만 단 몇 명의 아이들 때문에 분위기가 흐려지긴 하죠.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으라는 것이 요구하는 모든 것인데, 만화책 읽어도 되냐고 묻는 아이, 떠드는 아이, 낙서만 하고 있는 아이,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아이 등… 선생님께서 몇 번이나 뭐라고 해서 겨우 모든 아이들이 제 자리에 앉아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영관이는 아~주 얌전하더군요. ESL시간에도 좀 그러면 참 좋을텐데요.^^;
 
그리고 예슬이네 반에 갔습니다. 예슬이네 반도 수학을 했습니다. 예슬이는 문제가 다 초딩 수준이라며 매우 심심해하더군요. 문제 자체만 보지 말고 선생님이 뭐라고 하시는 지를 들어보라고 충고를 해줬습니다. 문제가 쉽긴 아주 쉬웠습니다. 가장 쉬운 문제는 19-8=? 0x1=? 같은 문제였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12x12=? 정도였죠.ㅎㅎ; 심지어 그 답이 어떻게 나오는 지까지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우리 아이들이 수학을 잘하는 것까지는 좋긴 한데, 안다고 해서 설명을 제대로 듣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물론 답은 알지만 우리 아이들이 여기서 굳이 수학을 배울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영어로 하는 설명을 잘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음… 적어도 저는 그런 설명이 재밌게 느껴지던데…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울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사진에 항상 나오는 그 세 남자아이들을 기억하십니까? 예슬이네 반 아이들인데 아이들이 좀 많이 유치하답니다.ㅎㅎ; 나쁜 아이들은 절대 아닌데 그냥 많이 유치한 것 같습니다. 항상 장난을 치고 하긴 하지만 오늘은 좀 약간 도가 지나쳤죠. 아이들이 바지를 엉덩이까지 내리고(속옷은 입은 채로!ㅎㅎ) 정말 ‘초딩’처럼 굴더군요. 그래서 제가 바지 올리라고 소리까지 질렀습니다. 그래도 장난이 멈추지 않아서 너희들 계속 그러면 다시는 사진 안 찍어준다고 협박(?)했죠.ㅎㅎ; 그래서 일단 더 이상의 한심한 장난은 일어나지 않았는데 그걸 다른 선생님이 보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예슬이네 반에 갔다 나오는 길에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그런 일이 있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그 아이들을 불러서 저에게 사과를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까 그렇게 장난치던 아이들이 웃음기 싹 가셔서는 정말 진심으로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귀여워서 웃을 뻔 했지 뭡니까. 일단 아이들은 교실로 돌아가고 선생님께서 다시 한번 사과를 하시면서 우리 어렸을 때였으면 뺨 맞았을 일이라고 하시더군요. 하하… 어딜 가나 어른들의 마음은 같은 것 같습니다.ㅎㅎ 예슬이보고 친하게 지내라고 했었는데, 애들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유치해서 그냥 구경만 하라고 해야겠습니다.
 
드디어 예슬이와 지영이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사마야라는 여자아이와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계속 구경만 하길래 데리고 그 아이 앞으로 가서 얘들이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고, 그런데 좀 부끄러워한다고 얘기를 해줬습니다. 그 아이도 참 못지 않게 숫기가 없는 듯 했습니다. 목소리도 너무 작아서 한번에 알아들은 적이 없네요.ㅎㅎ;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25일까지만 있을 거라는 사실이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그 아이도 여기 온 지 얼마 안되어 친한 친구가 없는 듯 보였습니다.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라서 다른 명랑 발랄한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도 어려운 듯 했습니다. 자기들한테 관심을 보이는 명랑한 아이들을 제쳐두고 유독 사마야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친하게 지냈으면 합니다.^^
 
쉬는 시간에 태욱, 영관, 인규는 일단 점심을 다 까먹고 나서 수다를 떨며 놀고 있었습니다. 현동이는 어디 갔냐고 물어보니 모른다고 하더군요. 현동이에게 뉴질랜드 친구가 생긴 것이 아닐까? 했더니 아이들이 ‘에이~ 설마요~~ 그럴리가 없어요~~~’ 라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ㅋㅋ 그래서 확인을 하러 현동이네 반 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마침 현동이가 오고 있었습니다. 옆에 친구가 한 명 있었구요! 현동이 하는 말이 ‘얘 일본사람이예요’ 하길래 ‘Hi!’하고 인사했더니 그 아이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지 뭡니까.ㅡㅡ 그 아이도 한국아이인데 아마도 조기유학을 온 아이인 것 같습니다. 현동이에게 새 친구가 생긴 것은 맞았지만 뉴질랜드 친구는 아니었다는……ㅎㅎ;
 
우리 삼총사 연지, 소담, 아현이는 여전히 셋이서 꼭 붙어 다닙니다. 그리고 연지는 여전히 제 카메라를 피합니다. 그래서 연지가 미처 피하기 전에 찍힌 사진이 좀 있습니다.ㅎㅎ 뭔가 엉거주춤한 포즈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소담이와 아현이만 사진에 있는데 뭔가 화면이 좀 비어 있으면 원래 연지가 있던 자리랍니다.ㅎㅎ; 아이들이 바이킹이라 부르는 둥그런 모양의 그네스러운 놀이기구는 학교에 속한 놀이터가 아닌 그 동네, 우리 식으로 따지자면 주민센터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는 갈 수가 없습니다. ESL 수업만 할 때는 자유롭게 갔었는데 정규수업이 시작하고부터는 수업 끝난 후에만 갈 수 있게 되었는데 그나마 화, 목은 바로 activity를 나가기 때문에 안되고 월, 수, 금만 갈 수 있게 되었고, 3시 15분까지 돌아와야 간식을 얻어먹을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자 마자 그쪽으로 갔더군요.ㅎㅎ 참 노는 것도 계획적으로 노는 아이들입니다.^^
 
남자 아이들도 그쪽으로 갔다가 그건 못 타고 다른 남자 아이들이 스쿠터(저는 씽씽카라고 하는데…ㅎㅎ)를 타고 묘기를 하는 것을 구경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멋지게 타는 것을 보고 몇몇 아이들도 시도는 해 보았지만 겁이 나서 아예 못 내려가거나 내려가다 넘어지거나 멈추거나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일단 오늘은 포기했는데 아마 얼마 후에는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얘네들이 승부욕이 좀 있잖습니까?ㅎㅎ
대신 현동이가 점프를 멋지게 해서 하늘을 나는 것처럼 사진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앨범 첫 화면에 나오는 사진으로 선정했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 나름 그 사진 고르느라 매일 고민한답니다.^_^
 
아이들이 항상 같이 지내면서 이제는 친해지다 못해 뭔가 하극상(?)도 일어나고 서로 신경을 긁는 일이 많아서 제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아예 어린 아이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큰 아이들도 아니어서 사실 아이들을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기들은 서로 억울하다고 난리이지만 사실 전후사정 다 듣고 보면 다들 거기서 거기고, 억울하다고 난리 치는 아이들이 보통 원인 제공자더라구요.ㅎㅎ 아무튼, 형, 오빠, 누나에게 ‘야’ 내지는 이름만 부르지 않기,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하지 않기, 이 나라 사람들이 한국말을 모른다고 해서 한국말로 놀리거나 나쁜 말 하지 않기, 선생님들께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 정도로 규칙을 정하고 제가 경고하는데도 계속 그러면 이번 주 용돈 안 준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래도 계속 그러면 남은 용돈 고스란히 부모님께 전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잘 지낼 때는 또 잘 지내다가 정말 말 한마디 때문에 상처받고, 그로 인해 또 상처 주는 말을 하게 되면서 점점 일이 커집니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들이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서바이벌 게임을 하러 갑니다. 아이들이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ㅎㅎ 평화를 사랑하는 저로서는 뭔가 싸우는 게임보다는 자연, 동물, 그림 같은 것들이 더 좋은데, 아이들은 아직 아이들이라 그런지 그런 정적인 것보다는 짜릿한 것을 더 좋아하네요. 아마 다음주에 미술관에 가면 저만 좋아하고 아이들은 지루해하지 않을까… 미리 걱정이 되는군요.ㅎㅎ;
내일은 또한 현유, 연지, 아현이의 반에 들어가 볼 예정입니다. 물론, 현유네 반은 매일 가긴 하지만 일단 계획은 그렇게 잡혀 있습니다. 오늘 고학년 반에 들어갔다 나온 소감으로는, 저는 사실 현유네 반 수업이 더 재밌더라구요.ㅎㅎ 게임도 많이 하고 말이죠. 다른 반은 어떻게 수업을 하나 보고 또 내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 편안한 밤 되시고, 내일 또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양아현님의 댓글

회원명: 양아현(kelly990612) 작성일

오늘도 깨알같이 아이들에 대한 소식으로 가득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현유가 정말로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어를 배우기에 앞서 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배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일은 아현이와 현유의 반에 가신다니 기대가 큽니다. 현유가 반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는 선생님께서 잘 전해주셔서 잘 알고 있는데 아현이는 막연히 잘 할 것이라는 믿음만 있었지 실제로 어떻게 생활하는지 잘 알지는 못 하기 때문에 내심 궁금했거든요..그리고 오늘 첫 사진으로 올라온 현동이 사진은 거의 예술 사진입니다. 그런 역동적인 모습을 snap shot으로 잡기는 힘들텐데.. 선생님은 아무래도 재주가 참 많으신 것 같습니다.. 내일도 좋은 사진, 글 기다리겠습니다. 오늘도 길고 긴 글 감사합니다. 쓰시기는 힘드셨겠지만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김태욱님의 댓글

회원명: 김태욱(twkim) 작성일

우리 교육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들이 뉴질랜드 교실에서는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너무나 부러운 현실입니다. 바닥공사를 보면 건물의 크기를 짐작하듯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멋진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좁고 부실하게 높이 쌓아올린 건물은 와르르 무너지기 쉽상이지요. 삶은 지식으로 사는것이 아니라 가치와 태도를 바탕으로 활용되는 지혜의 철학으로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해 한해 점점 어려워짐으로 짜여지고 교실에서 엉덩이로만 공부하기를 강요당하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여기서 그런 교육이 가능한 것은 선생님의 권위가 살아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권위라는 것은 무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그건 두려움이겠죠)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동의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라 봅니다. 사실 요즘에는 사명감 없는 선생님도 많고, 학교에서 하는 것 하나하나 간섭하고 교사들을 우습게 보는 학부모들도 많죠. 그런 모습들을 보면 콩나물 시루같은 교실에서 공부했었어도 제가 다녔던 '국민학교'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