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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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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13 23:33 조회2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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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구.. 간밤에 어머님들을 걱정시켜드렸던 이곳의 네트워크 연결 속도가 이번에는 저를 절망시킵니다. 

 길게 답장을 썼는데 날아가 버렸네요. 그러나 굴하지 않고 다시 씁니다. 



 이 편지를 받아 참 기쁩니다. 우체통을 확인하며 지원이 편지의 발신인이 참 여러분들이라는 것을 보았는데 

 오늘 어머님의 편지로 그 숨은 이야기(라 표현하면 맞을까요?)을 부족하게나마 알게 된 듯 합니다. 


 지원이라는 화초가 한국이라는 온실을 떠나 필리핀이라는 야외에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도 잘 견디도록 

 제가 지난 일주일 간 지켜본 것 외에 지원이가 이 곳의 공부 스케줄과 새 인연들에 적응해간 것은 오롯이 

 지원이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원이는 얼굴도, 성격도 너무 너무 예쁩니다. 어렵다던 단어 테스트도 한 번 집중하니 40개 중에 9개밖에 틀리지 

 않을 정도로 머리도 좋고요. 지원이의 부족한 점은, 제가 2주 남짓 남은 앞으로의 캠프 생활에서 발견할 수도 있고 

 그러지 못한 채로 이 곳에서의 한달을 마무리 지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아이의 모든 부분이 참  사랑스러

 울 뿐입니다. 밤마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라며 성아, 하림이와 침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게 좀 시끄러워서 주의를 줘야 하는 것만 빼면요.  




 어머님, 긴 편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인솔교사와 학생이라는 관계가 어쩌면 한 달간 만나고 마는 

 피상적인 관계로 끝맺어질 수도 있겠으나 어머님의 편지로 제가 지원이에게 알게 모르게 한발짝 더 

 다가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편지 많이 쓰셔서 지원이에게 꾸준한 사랑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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