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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다이어리 뉴질랜드

[110128] 공립스쿨링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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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8 19:45 조회9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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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날씨가 매일 좋습니다. 그래서 참 좋습니다.^^
오늘은 남자아이들이 농구나 족구를 거의 하지 않더군요. 어제부터 놀이터에 관심을 갖더니 오늘은 노상 거기서 놀고 있습니다. 드디어 지겨워졌나?ㅎㅎ 어떤 심경의 변화가 생긴 것일까요?
아이들이 이제는 안 되는 영어로 이제 농담까지 하려고 합니다. 정말 많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ㅋㅋ
아현, 소담, 연지는 쉬는 시간마다 어딘가로 마실을 다녀옵니다. 한번 따라가 볼까 합니다. 저 멀리 사라졌다가 시간이 되면 다시 저 멀리에서 돌아오거든요.

오늘도 소담이가 저에게 와서 예의 그 시크한 표정으로 자기 집에서 일어난 일을 조근조근 얘기해줬습니다. 오늘 들은 얘기는, 호스트 패밀리의 손녀인 멜로디가 키디풀의 물을 마신 얘기였습니다. 그 물 자체도 깨끗해 보이지 않고 죽은 벌레와 온갖 나뭇잎이 둥둥 떠다니는데 그 물을 떠서 마시더라는 겁니다. 심지어 거기에 죽은 벌이 한마리 있었는데 그걸 건져다가 보여줘서 너무 징그러웠다고 하네요.ㅎㅎ; 그래서 애한테 물 마시지 말라고 얘기했냐고 물어봤더니 애한테는 얘기 안하고 애 아빠한테 얘기를 했다고....ㅎㅎ;

오늘은 선생님께서 뉴질랜드 아이들이 즐겨 먹는 젤리, 초콜렛 같은 것들을 가져오셔서 먹어보고 느낌을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은 순전히 태욱이 때문에 생긴 예정에 없던 프로그램이었죠. 태욱이 형이 '단단한 젤리'를 사오라고 그래서 선생님께 그런 게 어떤게 있냐고 많이 물어봤거든요. 형이 협박을 해서(!) 꼭 사가야 한다고....ㅎㅎ;

인규는 젤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심지어 초콜렛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그럼 한국에선 무엇을 좋아하냐고 물어봤더니 자유시간을 좋아한다고 그러네요. 자유시간도 달고 쵸콜렛이 입혀져 있는데.... 이건 뭔가요?ㅎㅎ;

선생님도 아현이 옷을 보고 예쁘다고 했습니다. 아현이가 수요일에 썼던 일기를 보시고는 이 옷이 거기서 산 옷이냐며 예쁘다고 하시더군요. 어제는 지영이가 빌려 입고, 오늘은 추워하는 예슬이에게 아현이가 또 빌려줬습니다.^^ 인기가 아주 많은 옷이랍니다.ㅋ

현동이는 오늘 슬리퍼를 신고 학교에 왔는데 아무래도 노는데 불편해서 쉬는 시간에 신발 갈아신으러 집에 갔었습니다. 집이 학교에서 아주 가깝거든요.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어서 문이 잠겨 있어서 그냥 돌아와서는 매우 억울해하더군요.ㅎㅎ 그러더니 결국 오후 쉬는 시간에 가서 갈아 신고 오더군요. 음.. 조금만 더 있으면 집에 가는데...ㅎㅎ;

영관, 연지, 태욱, 인규는 그림을 그리고 나서 갑자기 코난, 나루토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아직 그림을 끝내지 못한 아이들을 기다리며 선생님께서 scrable이란 게임을 하라고 줬는데, 게임을 할 생각은 안하고 계속 코난, 나루토에 대해 심각한 토론을 하더군요. 제가 사진도 찍어 놨는데 잘 보시면 단어를 만들어야 하는 판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ㅎㅎ 그래도 연지가 남자아이들과 뭔가 통하는 게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을 여자아이들과 현유는 좋아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좀 싫어합니다. 성질 급한 아이들은 차분히 10분 이상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힘들어 보이네요....ㅎㅎ; 그림이라는 것이 짧은 시간에 나오기 힘들지 않습니까. 하지만 어쨌든 좋은 시간 같습니다. 잔뜩 흥분하던 아이들이 잠시나마 진정될 수 있는 시간이고, 흥분 안했던 아이들은 그런 시간을 즐기니까 좋아하든 싫어하든 좋은 시간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현유는 금요일이 되자 좀 지친 것 같았습니다. 어린 아이가 오랜 시간 공부해야 하는 것도 힘들텐데 일주일 내내 그렇게 지내고 나니 지칠만도 하죠. 하지만 그래도 오후가 되어 '공식적인' 공부 시간은 끝나고 그림 그리고 게임하는 시간이 되자 다시 살아 났습니다.ㅎㅎ 오늘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Pictionary를 매우 즐기더군요. 그래도 내일은 오라나 파크에 놀러가니까 기분이 한층 좋아지겠죠?

오늘 한국 음식에 대해 얘기하는데 아이들이 매우 괴로워했습니다.ㅎㅎ
여러 한국 음식의 사진이 있는 종이를 나눠주는데 아이들의 탄식소리가 끊이지 않더군요. 선생님께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거기에 들어가는 재료가 뭔지, 어떻게 만드는지 등을 알려주는 시간이었는데 그것을 준비하는 동안
침 삼키는 소리가 내내 들렸습니다.ㅋㅋ

행맨을 이제 하지 않고 다른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남자아이들이 또 완전 흥분하면서 재밌게 합니다. 행동으로 영화제목이나 책, 노래 같은 것을 설명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맞추는 Sharades라는 게임인데, 현유가 완전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남자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여자 아이들은 그닥 즐기지는 않습니다. 남자애들이 상대적으로 영화도 많이 보고, 게임도 많이 하는 편이라 할 것이 많은데 여자아이들은 보통 드라마를 잘 보고 한국 가수들을 좋아하고 하니까 할 게 별로 없거든요.

연지와 영관이는 날짜 세는 것이 취미입니다. 달력에 X표시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오늘부터 28일 남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집에 가고 싶냐고, 여기가 별로냐고 물어보니 '아뇨, 그냥 날짜 세는게 제 취미예요. 달력에 표시하는 게 재밌어요.' 하는 이 아이들의 엉뚱함은 저를 한번 더 웃게 만들죠.ㅎㅎ

오늘 했던 Pictionary 역시 아이들이 무지하게 흥분해서 열을 올리며 했습니다. 그림을 그려서 단어를 맞추는 게임인데, 역시 한국인의 경쟁심은 둘째 가라면 서럽죠.ㅎㅎ 뭔가 대결구도로 가기만 하면 아이들의 목소리는 엄청나게 커집니다.^^; 그래도 참 재밌게 했습니다. 아이들도 굉장히 재밌어했으므로 나중에 또 하게 될 것 같네요.

태욱이의 호스트맘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인데, 선생님들이 모두 이 집에 모여서 바베큐 파티를 한다고 합니다. 영관이의 호스트맘도 선생님이기 때문에 두 아이가 오늘 저녁 만났을 겁니다. 태욱이는 안그래도 행복한 아이가 오늘은 더욱 즐거운 표정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지영이는 호스트패밀리를 잘 만나서 아주 잘살고 있고 귀국날 폰과 안방에 있는 배터리를 충전해서 가지고 와주세요ㅎㅎ ---> 라고 지영이가 썼습니다.ㅎㅎ
오늘밤 지영이와 예슬이가 함께 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내일 니네 뭐했냐고 꼭 물어봐서 다이어리에 쓰겠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둘이 참 안 어울리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우리 순수한 아이들은 금방 죽고 못사는 친구사이가 되었습니다.^^
다음주 수요일 쯤에는 아현이가 소담이네서 또 함께 하루를 보낼 예정입니다. 이 아이들은 또 무슨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올까요?^^

제가 보니까 여자아이들은 호스트들이 참 자상하게 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친구 초대해도 되냐고 물어봐도 다 괜찮다 그러고, 항상 웃는 얼굴로 얘기를 하십니다.
그런데 남자 아이들은, 초대해도 되냐고 물어봐도 안된다 그러고...ㅎㅎ; 오늘은 애들끼리 장난치다가 좀 거칠어지자 호스트 맘 중의 한명에게 혼나기까지 했습니다.ㅎㅎ; 참 어딜 가나 애들이나 엄마들은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여자아이들의 애교는(굳이 애교를 부리지 않아도 사랑스런 목소리로 아무 말이나 해도 아빠미소를 가득 띠고 듣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사랑 받고, 남자아이들은 눈에서만 멀어지면 뭔가 사고를 치고 있고, 엄마들은 잔소리를 합니다.ㅋ

제가 볼때 아이들이 이제 거의 본색을 드러낸 것 같습니다. 이게 전부이길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이보다 더하면.... 음... 저도 이제 화를 내게 될 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ㅋㅋ
내일가는 Orana Park에서는 시간을 잘 맞춰 가면 기린에게 먹이도 줄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내일도 날씨가 좋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내일 또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조연지님의 댓글

회원명: 조연지(yunji1323) 작성일

오늘도 선생님 글 눈 빠지게 지다렸어요.. 눈 아퍼 ㅋㅋ
음.. 연지는 코난 "광팬" 입니다  오죽하면 일본에서 신간 나오고 우리나라 올 때까지 기다리질 못해
일본판 주문하고  그 책 읽으려고 일어 공부 할 정도입니다  일본만화 한창 올릴땐 연지 블로그 주말 방문자 수가 8천명이 넘을 때도 있었다니까요...
남자아이들과 덕분에 친할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저는 여자아이들은 다 파악했는데 태욱이랑 현규가 아직 헷갈려요..
그럼 낼 또..

양현유님의 댓글

회원명: 양현유(dan001102) 작성일

ㅎㅎ 태욱이랑 인규가 비슷하긴 하죠.. 그런데 저희 어머님께서는 가끔 태욱이랑 현유도 헷갈려 하신답니다. 남자 아이들은 안경을 씌여 놓으면 참 비슷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현유가 재밌어 하는 수업도 있어서 참 다행이네요.. 여기 한국에서 한국어로 하는 수업도 지루해 했을 현유가 그 곳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지루해 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입니다. 게다가 내일은 동물원에 간다니 우리 현유가 너무 좋아 할 것 같아요. 우리 현유는 유독 동물을 좋아 하거든요. 아현이가 소담이네 놀러 가게 되다니 아현이가 너무 좋아 하겠어요. 둘이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우리 현유가 누나 없이 혼자 밤을 보낼 것을 생각하니 맘이 짠~ 하네요.. ㅎㅎ 저는 아무래도 소금장수 딸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엄마인 것 같습니다.ㅎㅎ 오늘 하루도 아이들이 잘 마무리 한 것 같아 저도 편안한 밤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도 재미있는 글 올려주신 선생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글 속에는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음... 태욱이는 얼굴이 하얗고 사진을 보면 키득키득 웃고 있는 사진이 많구요, 인규는 머리가 곱슬머리고 피부가 약간 까만 편입니다. 이러면 좀 구분이 되실지....ㅎㅎ; 연지는 알면 알수록 정말 알 수 없는 아이군요!ㅋㅋ 정말 저정도면 광팬인걸요?
안그래도 현유한테 '너 누가 없이 혼자 있어도 괜찮을까?' 물어봤더니 너무 쿨하게 괜찮다고 그러더라구요.ㅎㅎ 아현이는 그래도 조금 미안해하면서 물어봤는데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이 그러는 것을 보고 저희도 놀랐습니다.^^

김태욱님의 댓글

회원명: 김태욱(twkim) 작성일

반갑습니다. 우리 태욱이는 캠프앨범 첫째날 사진에서  Host family와 함께 찍은 사진 중 두번째 아이입니다. 캠프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즐겁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잘 지내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남은 기간도 모든 것을 선생님께 의지하며 날마다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늘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