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106] 필리핀 영어캠프 이해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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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2-01-06 23:26 조회1,00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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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3일차.
오늘은 유난히 화창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비가 조금 내려 선선한 날씨였는데, 눈을 뜨고 일어나보니 하늘이 맑았습니다. 식당으로 가는 발걸음이 어제보다는 많이 가벼워진걸 느낄 수가 있었답니다. 오늘 아침도 역시 볶음밥과 간단한 토스트로 시작해, 바삐 숙소로 돌아와 세면, 양치를 마치고 책가방을 챙깁니다. 1교시 시작 10분전,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아침은 많은 아이들이 출근(?)을 하는 시간이라 9층의 교실로 이동 하는데 많이 복잡합니다. 이에 인솔교사들이 순차적으로 이동을 하며 최대한 수업시작을 맞추려 합니다. 다행히 오늘은 지각생이 많이 없이 예정된 8시 10분에 첫 수업을 들어갈 수가 있었답니다.
1시간씩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을 맞이 할 때마다 아이들은 친해진 친구가 어느 자리에 있는지 찾으라 이리저리 헤맵니다. 그러면서 저희 인솔자들이 들고 있는 카메라 앵글 안에 포착되는 것이구요, 여자아이들은 그래도 아직 쑥스러움을 타며 얼굴을 가리지만, 저희들의 카메라는 한대 뿐이 아니라는 것을 아직 눈치 채지 못 했나 봅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대신하여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물심양면으로 적극 보살피려 합니다. 오전 수업도 무사히 마친 우리 아이들은, 다시 숙소로 모여 아직 끝나지 않은 친구들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다 함께 모여 땀에 젖은 반팔 티셔츠를 갈아입고, 물통을 들고, 식당으로 줄 맞춰 이동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태용이는 실내온도가 다소 쌀쌀하게 느껴진 탓인지 스스로 긴 체육복을 챙겨 입고 형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답니다. 오늘의 점심은 돼지고기 수육과, 양상추, 오이, 조개탕, 망고가 나와서 아이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나 이곳의 쌈장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할만한 훌륭한 맛입니다. 물론 밥도 많이 먹었지만, 고기를 급하게 먹어 체하는 일이 없도록 꼭꼭 씹어 먹도록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건강한 친구들을 만난 탓에 저의 수고가 조금씩 줄어들어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제훈이는 망고를 먹으며, 한국과일 보다는 입맛에 맞질 않지만, 달달한 맛이 좋다며 야무지게 숟가락을 움직입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 함께 숙소로 돌아온 아이들, TV를 켜 톰과 제리를 시청합니다. 약 20분 가량의 휴식이었지만, 재윤이가 가져온 과자를 하나씩 나누어 먹으며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답니다. 오후 1시가 되어 오후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아이들은 다시 힘을 내어 수업장으로 향합니다. 자신들의 시간표를 잘 숙지하고 있어, 출석률도 상당히 우수합니다.
아이들이 수업을 듣는 동안, 인솔교사들은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사진도 촬영하고, 선생님과 아이가 호흡을 잘 맞추고 있는지 지켜봅니다. 이제 서서히 선생님들과 친해지며 수업도 즐거워지고, 하루가 지나가는 시간도 빨라 질 것입니다.
오늘도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규 영어수업이 끝난 직후에 바로 수학 수업이 진행이 되었고, 오늘은 태용이와, 재윤이, 의훈이, 재빈이가 수학수업을 들었습니다. 자공이, 세훈이, 무연이는 오늘은 수학수업이 없는 탓에 9층 수업장에서 숙제와, 단어공부를 했답니다. 배꼽시계가 6시를 알리는 동시에 아이들은 숙소로 다시 모여듭니다. 책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저녁식사를 하러 갑니다. 어둑어둑해진 저녁. 열심히 정규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숙소로 돌아와 손을 씻고 편안한 자세로 단어시험 준비를 합니다. 재빈이는 한국에서 가져온 전자사전 액정이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수리를 한 번 했다고는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은 모양이예요. 친구 의훈이의 전자사전을 함께 사용하며 단어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대로의 모습만 수료일까지 가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약 30분이 지나 단어 시험 시작. 처음 보는 단어시험이라 아직은 성적이 저조합니다. 그렇지만 조금씩 생활이 적응되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는 법을 익히면 조금씩 성적이 올라 갈 것입니다. 단어시험을 마치고, 순서대로 샤워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 할 준비를 합니다. 먼저 샤워를 끝마친 친구는 영어일기를 쓰기시작하고, 저의 방에 하나 둘씩 가져와서 제출하게 됩니다. 그제서야 하루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마친 것이 되는 것이지요.
스파르타 캠프이다 보니 어린 아이들에게는 다소 힘이 들 수 있겠으나, 적응력 또한 빠른 나이이기 때문에 다 함께 힘을 내기로 약속을 했답니다. ^^
9시부터 약간의 담소시간을 갖고, TV시청을 간단히 하고는 10시가 되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 수고한 아이들, 한 명씩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방재윤
재윤이는 오늘 원어민 수업시간에 Fred 선생님이 노트북으로 게임방식의 수업을 진행한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유쾌한 수업 진행이 아주 만족스러운가 봅니다. 밥도 아주 잘 먹고, 책임감도 남달라 남은 시간 더 큰 기대를 해도 될만한 좋은 친구입니다. 오늘은 동생들에게 과자를 나누어 주는 모습으로 저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언제나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이태용
태용이는 형들과 다 함께 모여서 놀 때에는 잘 웃고, 행복한 모습이지만, 잠들기 전에 가족생각이 나서 우울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눈시울을 붉히며 저를 찾아오지만, 이번 캠프를 통해 태용이 스스로 자립하는 방법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다행히 어젯밤에는 아무 탈 없이 잠자리에 들 수 있었습니다. 캠프오기 전에 가족과의 여행을 못하고 와서 아쉽다고…
임재빈
재빈이 역시 싫은 표정,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고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의훈이와 함께 부쩍 친해져 쉬는 시간에도 함께 잘 어울립니다. 모자를 쓰고 수업을 받는 모습에, 실내에서는 모자를 벗도록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냉방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모자를 오래 쓰면 두통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 말하면 두 번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아이가 의젓합니다. 재빈이도 든든한 캠프 조력자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이의훈
의훈이는 캠프 초기에 두통을 몇 번 호소하더니 이제는 너무도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긴장을 많이 했었나 봅니다. 역시 친구들을 하나 둘씩 사귀며 캠프를 즐기려 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게임방식으로 진행을 많이 해준다며 원어민 선생님의 수업을 특히나 재밌어 합니다. 열심히 해서 영어실력도 많이 향상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세훈
세훈이는 개구쟁이 같으면서도, 가끔씩은 어른스럽기도 해서 저를 혼란스럽게 할 때가 있습니다. 워낙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라 그런지, 수업을 받는 내내 활기가 차있습니다. 야채도 잘 먹고, 친구와 동생들을 위해 반찬도 나누어주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스페이스 학원에서 태용이와 비슷한 친구를 본 것 같다며 태용이와 함께 영어 일기를 쓰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구요. 더욱 친하게 지내길 기대해 봅니다.
구자공
자공이는 조금씩 말문을 열고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젯밤 방에서 아이들이 잠들면서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자공이가 눈물을 살짝 흘렸다고 아이들의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자공이는 아니라고 끝까지 이야기하는데 정말로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흘렸을까요? 씩씩한 아이로 거듭나기 위한 캠프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조금 더 적극적인 아이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무연
무연이는 표정이 우울해 보여 다가가 물었습니다. 어디 힘든 부분이 있느냐고, 했더니 옆에 있던 자공이가 원래 얼굴이 우울해 보이는 상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자공이 자신도 기쁜 표정이지만은 않으면서 말이지요. 아무튼 무연이는 조용한 듯 하면서도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단어 암기 시간에도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서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그래도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도록 열심히 분위기를 이끌어 가겠습니다.
이렇게 필리핀에서의 하루가 또 지나가네요.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빨리 지나가는 시간만큼 빠른 속도로 하나가 되어가고, 부모님들과 형제들은 한국에 계신 가족이고, 우리는 필리핀에서의 가족이라는 빌라 신조(?) 아래에 열심히 다들 생활에 임하고 있답니다. 오늘부터 단어 시험이 시작되었는데, 단어 시험에 대한 열의도 매우 뜨겁습니다. 첫 날이라 그런지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입니다만, 언제나 그렇듯 긴장이 풀리는 순간이 올 때에 바로잡아주고 또한 풀어줄 때에 풀어주어 집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줄어 들도록 하고자 합니다.
캠프 후반에 들어 집에 가기 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말이죠.
오늘 하루도 우리 아이들 걱정하시고, 바쁜 하루를 보내셨을 부모님들께 아이들의 하루 일과를 전해드리는 이 일이 저 스스로도 보람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염려 놓으시고 추운 겨울 날 부모님들도 건강 잘 챙기시며 우리 아이들도 건강히 돌아올 그 날을 여유롭게 기다려 주시길 희망 합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의 소식통을 여기까지 전해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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