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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다이어리 뉴질랜드

[110204] 공립스쿨링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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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2-04 17:29 조회97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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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중학생 반으로 갔다가 드는 의문점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왜 욕을 알고 싶어 하고 또한 하고 싶어 할까요? 우리 나라에서도 보면 중학생들이 가장 입이 거칩니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ㅎㅎ;
한국 아이들이 짓궂게 이상한 말을 가르쳐주는 경우도 있지만 현지 아이들이 일부러 물어보기도 합니다.ㅡㅡ; 우리 아이들 생활 지도하기도 바쁜데 이젠 여기 아이들 생활 지도까지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며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싶습니다.ㅠㅠ
 
제 친구(?) 조슈아는 오늘 아침부터 친한 척을 합니다. 저를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는지 뭔가를 할 때마다 저의 조언을 구하고 있네요.ㅎㅎ; 이 애 같지 않은 아이의 그나마 아이 같은 모습은, 선생님이 뭘 쓰라고 나눠주는 종이에 답을 쓰기 전에 거기에 그려져 있는 그림에 색칠을 먼저 한다는 겁니다. 참 귀엽습니다.
 
오늘 태욱, 지영, 영관, 예슬 네 명의 아이들은 오전에 기술수업을 받으러 다른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재봉틀로 바느질하는 것을 배웠다고 하는데, 지영이는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더니 옆 사람 하는 거 보고 따라 하라고 그랬는데, 옆 사람이 영관이었다고 합니다.ㅎㅎ; 그래서 영관이가 옆 사람 하는 것을 따라 하고 지영이는 영관이를 따라 하는데 실도 자꾸 끊어지고 잘 안됐다고 하네요.ㅎㅎ;
이 네 명의 아이들은 수업 얘기를 하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슬이 반 벽에 구구단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어려운 건 하지 않는 것 같긴 한데 말이 빨라서 그런지 잘 알아들을 수도 없을 뿐더러 이 아이들이 이상하게 경직되어 가지고는 자기 반 아이들과 아직 친하게 지내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지영이도 Jasmin이라는 아현이네 반 아이를 사귀고ㅎㅎ; 연지는 자기 반 아이들인 Michaela와 Skye란 아이들과 항상 붙어 다닙니다. 그래서 얼결에 아현이와 소담이도 이 아이들과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아직 자기 반을 낯설어하는 이 아이들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 되면 거의 이산가족 상봉 수준이 됩니다. 친구 좀 사귀라 그랬더니 결국 놀 때는 자기들끼리 놉니다. 쯧쯧…. 같이 있으면 아주 그냥 무서울 것 없이 소리지르고 난리가 나면서 떨어뜨려 놓으니 급 소심해집니다.ㅎㅎ; 이럴 때 보면 참 ‘애들’입니다.
 
아현이는 자기 반 싫다고 그러면서도 자랑은 혼자 다 합니다.ㅎㅎ; 모두가 보고 놀랐던 아현이의 연을 보고 아현이 반 선생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고 하면서, 어제도 뭔가를 하는데 아현이는 슈슈슉 다 하고 다른 아이들은 아직 헤매고 있자 선생님께서 켈리가 좀 도와주라 그랬더니 아이들이 매우 좋아했다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현유는 뭐… 전혀 걱정할 것이 없을 정도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없고, 선생님 말씀을 모두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옆 친구 하는 걸 보며, 대충 눈치껏 잘 따라하고 있습니다. 친구도 몇 명 사귀었다고 자랑을 합니다.^^ 역시 어릴수록 마음도 잘 열고 서로 쉽게 친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현동이는 계속 수업이 재미없다고 그러네요…ㅎㅎ; 뭐가 제일 좋냐고 물어보니 엄… 쉬는시간과 점심시간과 끝나는 시간이라며…ㅎㅎ; 그런데 정말, 쉬는 시간마다 다시는 못 볼 사람들을 보는 마냥 함께 열심히 놉니다.ㅋ
 
아… 그런데 어제 미니골프 말이죠…. 그 경쟁심에 불타오르던 영관이, 태욱이, 현동이가 글쎄, 그냥 그랬다고 그러는 것이 아닙니까.ㅎㅎ 그렇게 소리 지르고 난리를 치면서 쳤던 이 아이들은 별로 재미 없었다고 그랬던 반면, 혼자 조용히 쳤던 인규와 현유는 재밌었다고 말하더군요.
작은 일에 쉽게 흥분하고 운동을 좋아하고 승부욕이 강한 이 세 아이들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종종 있는 인규와 현유가 정규수업에 훨씬 더 잘 적응하는 것을 보면서 참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저 아이들은 아마도 서로에게 의지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강한 아이들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외강내유 스타일인 듯….
 
그래도 태욱이는 누구에게 선물을 줄까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아 친구를 몇 명 사귄 듯 합니다. 그런데 같이 놀지는 않네요..ㅎㅎ 정말 이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자기들끼리 놀지 않고 현지 아이들과 노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소담이가 예쁘다고 하는 아이를 오늘 저도 봤습니다. 뭐…. 예쁘긴 한데 소담이가 묘사했던 것 같지는 않더군요.ㅎㅎ 너무 두려워하길래 키도 크고 차가운 인상이라 생각했는데 소담이보다 훨씬 작은 아이이고 차가운 인상은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아직도 말을 못 걸어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제부터 소담이가 이상하게 웃기 시작했습니다.ㅎㅎ; 뭐랄까, 키득키득과 히죽히죽의 중간 정도라고 할까요? 요즘 말로 정신을 놓은 듯하게 힘을 빼고 웃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이들이 정규수업 들어간 이후로 조금 이상해졌습니다.ㅎㅎ; 어제까진 뭔가 아이들이 좀 힘이 빠져 있거나 했는데 오늘은 아이들이 완전 흥분 상태로 ESL 수업에 들어왔습니다. 수업 전부터 애들이 좀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아주 끝날 때까지 말도 아니었답니다. 정규수업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말하지 못했던 답답함이 이런 식으로 표출이 된 것 같습니다. 에궁…
내일 액티비티에서 아이들과 조금 더 심도 있는 대화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동안 아이들이 어떤 가정에서 살고 있는지 궁금하셨죠? 제가 드디어 가정방문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예슬이와 소담이의 집은 제가 직접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호스트가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라 그런지 프라이버시 때문에 좀 꺼려하시더라구요. 거기다 아저씨께서 밤에 일을 나가시는데 아저씨도 안 계시는데 외부인이 오는 게 싫다고 그러셔서 그럼 사진이라도 보내달라고 해서 사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정말 몇 번이나 물어보며 집에 별 문제가 없는 것도 확인했고, 아현이도 그 집에 가서 하루 지내기로 하기도 하고, 아저씨도 좋으신 분 같으니 염려는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혹시 무슨 문제 있으면 즉시 저에게 얘기하라고 아이들에게도 당부를 해 놓았습니다.
 
대부분의 집에 애완동물이 있습니다. 앨범에서 보시면 가족사진과 주로 아이들방(혹은 아이가 찍힌 사진)을 찍은 사진이 시작과 끝이고 중간에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나 특이한 점을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참고하셔서 보시기 바랍니다.^^
상대적으로 지영이네 집 사진이 몇 장 없는데… 애완동물과 같이 찍어버려서 그렇게 되었습니다..ㅎㅎ; 아이들도 아주 밝고 귀엽고 지영이와 참 잘 지내고 있더라구요.
태욱이네 집은 뭐가 되게 많습니다. 집에 벽에 남아 있는 곳이 없을 정도로 그림이 많이 걸려 있고, 고양이, 거북이, 금붕어를 키우며, 토마토, 딸기 등 채소도 키웁니다. 사진에 있는 것들도 Anne이 따서 저에게 준 것입니다.ㅎㅎ 아저씨는 때마침 중국에 출타 중이셨고 딸도 하나 같이 사는데 제가 갔을 때 집에 없어서 사진은 좀 쓸쓸해 보이지만 호기심 많은 태욱이가 좋아하는 게 집에 많이 있어서 딱 태욱이가 살기에 좋은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지네 집은 제가 갔을 때 막 저녁 식사를 끝냈더라구요. 커다란 개도 있고 고양이도 있는데 개가 너무 커서 연지는 별로 안 좋아하고…ㅎㅎ; 고양이 꼬리를 잡으며 논다고…ㅎㅎ; 고양이는 꼬리 잡는 거 싫어하는데….. 아… 가족 사진을 3번을 찍었는데 연지가 어째 3번 다 눈을 감았습니다. 눈 좀 뜨고 있으라고 얘길 했는데도 참…ㅡ.ㅡ; 마지막에는 뜬 줄 알고 그만 찍었는데 크게 해서 보니 뜨다 만 건지 감다 만 건지.. 암튼 애매한 상태이더라구욤.
영관이네 집은 굉장히 큽니다.ㅎㅎ 집에 트랙터 등 농기구도 있고 온갖 동물들이 있고 집에 아이들도 많고(사진에 작은 아이 2명이 빠져 있음) 암튼 참 심심하기 힘든 집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음… 그리고 집에서 굉장히 말을 잘 듣는다고 하네요….ㅎㅎ;
아현이와 현유의 집은 지영이네 집과 가까이에 있는데, 그 동네가 새로 생긴 동네라서 집들이 다들 깨끗하고 새집이더라구요. 그 집에는 독일에서 온 남자아이도 함께 살고 있더군요. 현유는 자기만한 개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여 한바탕 난리를 치고(개가 주인이 집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극도로 흥분상태였습니다.ㅎㅎ) 사진을 찍었습니다. 남매라고, 아현이는 빨강이불, 현유는 파랑이불을 깔아줬더라구요.^^
아현이와 현유는 곧 홈스테이를 옮길 예정입니다.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호스트대디인 카메론이 갑자기 오클랜드로 장기간 출장을 가게 되어서 부득이하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 집에서도 굉장히 미안해하더라구요. 옮길 집은 영관이처럼 농장쪽에 있고, 아이가 4명인 집이라고 합니다. 함께 놀 아이들이 생겼다며 아이들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현동이와 인규의 집은 학교에서 매우 가까이에 있습니다. 집에 가자 두 아이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ㅎㅎ; 방도 생각보다 깔끔해서 놀랐답니다.^^ 음… 이 두 아이도 집에서는 아주 순한 양이라고 합니다.ㅋㅋ 예쁘게 생긴 고양이를 키우고 있더군요.
 
내일은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음식을 먹는 날입니다.ㅎㅎ
사실, Ferrymead보다 한국음식을 더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아이들이 오늘까지 받았던 스트레스를 싹 날려버리고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내일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목록

정영관님의 댓글

회원명: 정영관(jyg98) 작성일

외강내유!  정답이네요. 목소리만크고 동작만 크지  허당인 구석이많아요.  먼 곳까지 갔는데  우리나라 친구들 사귀는겄도 좋지만 현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있는동안에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 주세요.  오늘도 편히 주무시고 내일도 회이팅임당!!!

조연지님의 댓글

회원명: 조연지(yunji1323) 작성일

이사하고 명절 치르느라 정신 없는 며칠을 보내고
오늘 겨우 시간을 내어 밀린 숙제하듯 며칠분 다이어리와 앨범을 꼼꼼히 복습합니다
선생님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그냥 지났쳤을 연지의 성향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연지는 바깥에서 보기엔 모범생 자체고 학습이나 해야 될 일에 대해서는 잔소리가 필요없는 아이이긴하지만 사회생활에선 때론 자신을 해치는 지나친 배려와 공통의 관심사에  무심함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지요 한 두명의 친구와  깊이있는 사귐을 원하고 여럿이 어울리는 것을  꺼려합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지요 연지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까  전전긍긍한답니다 저는 이번 캠프에 무엇보다 기대하는 바가 크답니다  연지가 함께하는 즐거움에 대해 많은 좋은 친구들과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연지가 운이 좋아 멋진 친구들과 동안의선생님을 만난 것에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인사가 늦었지만  애브리바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양아현님의 댓글

회원명: 양아현(kelly990612) 작성일

오늘 하루 현유와 아현이의 생활이 한 눈에 그려집니다. 아현이와 현유가 그 곳 생활에 잘 적응하고 지낸다는 소식이 무엇보다도 기쁘고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데도 큰 어려움없이 지낼 수 있는 것은 선생님들과 호스트 가족 그리고 함께 지내는 친구들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선생님이 전해 주신 사진과 소식들을 이 곳 가족들과 나누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아이들과의 바쁜 일과속에서도 늘 잊지않고 좋은 소식 전해주시는 선생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유옥성님의 댓글

회원명: 유옥성(yuoksu) 작성일

인규는 재치가 있고 말하는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때로는 수다스럽기도 엉뚱하기도 하지요. 현지의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지 궁금하군요.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관찰을 하시는 모습이 글에서 보입니다. 때로는 제가 모르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구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참 아이들이 10명이 개성이 다들 독특합니다.^^ 인규는 정말 수다스럽지만 시끄럽진 않아서 괜찮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일단 소리부터 지르고 보거든요.ㅎㅎ; 연지는 오늘도 죽으면 어떻게 될까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ㅋ 뭐, 6주 내에 아이가 완전히 바뀌지는 않겠지만, 여기서 새로운 친구를 또 사귀었으니 조금씩 바뀌는 계기는 될 수 있겠죠?